‘철밥통보단 공정한 보상’ 31년만의

9급 장교 연봉 논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올해 초 9급 초임 공무원은 월급 170만원이 적힌 급여명세서를 공개하며 올해 최저임금 201만원도 채우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팩트체크 결과 월평균은 236만 원으로 수당과 상여금, 휴가비를 모두 합산했을 때 최저임금보다 높았다.

지난 5년간 최저임금이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공무원 월급은 올해 1.7%로 소폭 인상돼 상대적 박탈감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국가직 9급 장교 경쟁률은 22.8대 1로 1992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2011년에는 93.3대 1로 정점을 찍었다.

그해 5,300명 중 12만 명이 선발 지원을 했으니 적지 않은 숫자지만 인기 하락 추세는 분명하다.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2006년 이후 공무원이었지만 2021년에는 대기업에 자리를 내주는 것과 같은 추세다.

화제가 되었던 시절과 직업적 어려움을 안고 있는 명문대생이 공무원 9급에 합격했을 때의 느낌은 아마 다를 것이다.

낮은 직책이라도 장교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수준의 보안이었습니다.

안정성은 법으로 보장되므로 명예퇴직의 위협은 없습니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적당히 자기를 대하는 것’을 중시한다.

월급으로 계산해보세요.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MZ세대가 선호하는 ‘괜찮은 일자리’ 기준에서 정년 보장 등 안정성은 공정임금 다음으로 5위에 그쳤다.

여기에 2016년 공무원연금이 ‘많이 내고 덜 받기’로 바뀐 것도 선호도를 떨어뜨렸다.

당국의 조직문화와 업무방식도 공직선호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일과 삶의 균형과 수평적 관계에 집착하는 젊은 공무원들은 과도한 의전, 수직적 의사결정, 불필요한 야근을 불합리한 문화 1~3위로 꼽았다.

쓸데없는 보고를 직접 경험하고 위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랐던 젊은 공직자들은 공직에 흥미를 잃고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5년 미만 공무원 조기퇴직자 수는 2021년 1만 명을 넘어섰고 2017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공무원의 공공부문 집중도가 낮아진 점은 긍정적이다.

수십만 명의 인재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수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기회비용이 연간 17조 원이라는 연구도 있다.

정부가 곧 출범하는 우주항공국에 연봉 10억원의 공무원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감안하면 이것이 혁신의 본보기가 될지 젊은 공무원들이 지켜볼 일이다.

직업관을 바꾼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공직사회의 능력주의 도입, 파격적인 승진, 조직문화 개선 등 사기 진작책이 필요하다.

공직자들이 공직에서 행복해져야 공직이 향상될 것입니다.

2023.03.10(금) / 동아일보 / 서보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