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모임 이름 어느

사실 대선 후에는 상당히 복잡했다.

왜 그랬는지까지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확실한 친구가 아닌 이상 이 결과가 그의 마음에 들지 유추할 수 없었다.

무기력함을 느꼈던 그 지점이 누군가에게 승리감을 주었을지도 모르니까. 말을 하지 못한다는 감각이 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나에게 이번 대선은 두 번째 대선이었지만 이 무기력, 낙담은 단순히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가 00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을 골라야 하는 차원이 아니라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내 인생은 이런 것에 대한 인생이며, 나는 정치를 이렇게 한다가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와 그의 당은 단지 몇 개를 제시했을 뿐이다.

어떤 사람들을 부각시켜, 매스컴이 하루 종일 그것에 대해 소란을 피웠고, 이것으로 표를 얻은 사람들이 치트키처럼 이번에도 표를 받을 수 있는 몇 개의 카드를 그대로 꺼냈을 뿐이다.

주말이 되어서야 내친구와 만나서 얘기했다.

그간의 감정을 겨우 풀었다.

우리의 동료 시민들,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나의 후배이자 친구인 멋진 사람 S는 이 책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고립의 시대

그리고 다음날 친구들과 2주에 한 번씩 북저널리즘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당연히 그날 우리 얘기는 대선으로 가득 찼다.

친구가 자기는 이 글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며 나에게 어떤 사람의 글을 보내 주었다.

https://blog. ‘naver.com/dlsrjf14/222668780109 #대선결과 설마’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놀랐지만 사전투표가 반영되지 않은 점을 위로했다.

… ‘blog.naver.com’ 나는 이 글을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나도 위로받고 이분의 다른 게시물을 조사했어.뭐랄까, 따뜻함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그런 결실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면식도 없어도 쓸데없이 그 가상공간에서 머물러 온기를 받고 싶어 그의 글을 계속 읽었다.

이상하게도 마침 이 분이 고립의 시대로 독서회를 모집해 와 바로 신청했다.

’몇 개의 독서 모임을 만들었는데 내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이렇게 전문적으로 독서 모임을 하는 분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 이렇게 공지를 보내시는구나. 이렇게 시작을 해서 이렇게 발언권을 주시는구나

나는 느슨한 유대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개인에게만 맡기는 것은 앞으로 누군가를 고립시키는 일이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연결보다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반드시 취향이나 취미 등이 있어야 하는 멋진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단지 나라는 이유로 어딘가에 소속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먹고 어떤 모임에 안 가도 나한테 잘 잤어? 밥 먹었어?라고 물어보는 일상의 집단.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생각은 이렇게 해주면 꼭 이런 걸 느낄 거야라는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

강제성을 통해 무언가를 느끼게 하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기도 하다.

공동체가냐 고립이냐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어떻게 공동체를 만들어갈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연습이 한국 사회는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이해하고 싶었던 동료 시민들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는 언론에서 이 대녀와 하나가 된 집단에 속했고, 함께 하신 분 중 3명이 20대 남성을 자녀로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볼 20대 남성에 대해 이야기할 게 많았다.

많은 20대 남성에게 왜 이번 선거의 화두는 여성가족부 폐지였을까.1. 20대 남성은 자신들의 경험상 10대와 20대 초반까지는 구조적 성차별을 느낄 계기가 없다.

시험도 함께 치러 남성에게 유리한 상황은 없었다.

오히려 엄마 선생님 등 여성 성인들이 강자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2. 과거에 비해 군대가는 상황에 대한 존중이 없어졌다.

군대 간 남자에게 인센티브를 주지도 않고 중요한 2년을 날리게 되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멀쩡하게 뒤처진 느낌이다.

3. 이대남이란 집단을 언론이나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마치 우리 사회의 문제가 우리에게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너무나 납득이 가다.

응, 그럴 수 있어 그 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전혀 그런 선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는 내가 우수하고 그들이 아니다라는, 나는 선거에 명확한 동기와 목표가 있는 합리적인 민주시민이며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투표했다는 생각이 깔려 있지 않았는가.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했고, 우리 모두가 충만한 시간을 함께했음을 느꼈다.

아주~ 좋았다는 사람, 20대 여성도 있고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재미있었다는 사람,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답이 소속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오히려 연결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서는 이 책을 몇 번 읽어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을 텐데 누군가와 함께하며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하면 전복된 경험이 즐거웠다고도 했다.

이런독서모임,이런사람들이런대화.요즘계속야근을하더니이책을점심시간에급하게읽고새벽에일어나서읽어야하나했는데또하다보니까어,다음에도그렇게까지해.라고할수밖에없어.더 나은 민주시민이 된 느낌이다.